바람 부는 줄포의 그 길 끝엔
차가운 바다, 이제는 떠난 그곳이 있겠지.
파도 소리 대신 공원의 새소리,
잔디 위에 파크골프공 소리만 가득하네.
아아, 떠도는 구름 하나, 줄포로 가거든,
그때 그 바닷길, 그 사람의 소식 전해주렴.
어린 시절 내 마음 속에,
배가 떠나고, 내 추억만 남겨졌네.
줄포로 나는 가야지.
저녁 햇살이 담배연기처럼 스며든 그 길,
옛 포구는 이제 공원으로 변했어도,
그날의 나, 그곳의 풍경을 잊을 수 없어.
기억 속 배는 더 이상 떠나지 않고,
조용히 물결이 일어나는 곳에,
어디서 들려올지 모를 웃음소리, 그
곳은 여전히 내 마음의 고향.
아아, 떠도는 구름 하나, 줄포로 가거든,
그때 그 추억의 바람, 나를 불러주렴.
중학교 시절, 그 길을 걸으며,
내 마음속 꿈을 키웠던 줄포의 날들이여.
사람들의 발걸음 대신 골프채 소리,
그곳은 이제 모두의 휴식처.
하지만 나는 아직, 그 길을 따라가며,
잃어버린 포구와 함께 나만의 기억을 찾아.
줄포로 나는 가야지.
배는 떠나고, 그 자리에 남은 것은
어린 시절의 웃음소리와 그리움,
그리고 한 줄기의 바람만 남겨졌네.
[시평]
이 시는 과거와 현재의 변화를 추억의 서정적 관점에서 탐구하는 작품으로, 줄포라는 지역을 배경으로 시간의 흐름과 기억의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시인은 어린 시절의 추억과 지금의 현실을 상반된 이미지들로 대비하며, 잃어버린 장소와 그리움을 중심으로 감정을 풀어냅니다.
1. 주요 테마와 감정의 흐름
- 변화와 그리움: 줄포가 과거의 바다에서 현재의 공원으로 변화한 사실을 구체적이고 감각적으로 묘사합니다. "파도 소리 대신 공원의 새소리", "잔디 위에 파크골프공 소리만 가득하네"와 같은 표현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변한 풍경을 선명히 묘사하며, 그로 인한 상실감과 그리움을 강조합니다.
- 추억의 환기: 어린 시절의 자신과 그때의 풍경을 떠올리며, 줄포를 그리워합니다. "어린 시절 내 마음 속에, 배가 떠나고, 내 추억만 남겨졌네"라는 구절은, 배의 떠남과 추억의 상실을 상징적으로 연결하며,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그때의 나를 되돌아봅니다. 이처럼 기억의 강렬함과 현재의 변화가 맞물려 정서적인 여운을 남깁니다.
- 기억과 장소의 연결: "그곳은 여전히 내 마음의 고향"이라는 표현은, 물리적으로는 변했지만 여전히 내면에서는 고향처럼 느껴지는 곳을 묘사하며, 장소와 감정의 깊은 연결을 나타냅니다. 이 부분은 추억의 힘이 얼마나 강력하고, 사람을 오래도록 붙잡을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 이상과 현실의 충돌: "사람들의 발걸음 대신 골프채 소리"와 같은 표현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현실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묘사입니다. 그러나 시인은 여전히 잃어버린 포구를 기억 속에서 찾으려 한다는 점에서, 이상적인 시절과 현실 사이의 괴리감을 드러냅니다. 이는 과거에 대한 향수와 미련을 잘 나타내며, 동시에 불가피한 변화를 받아들이는 내면의 갈등을 보여줍니다.
2. 형식과 언어
- 구조와 반복: 시는 전체적으로 반복적인 구절(예: "줄포로 나는 가야지", "아아, 떠도는 구름 하나, 줄포로 가거든")을 사용하여 회귀적이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이는 시간의 흐름과 기억의 순환성을 강조하며, 과거로 돌아가고자 하는 욕망을 드러내는 중요한 장치입니다. 반복은 감정의 고조와 시간의 흐름을 시각적으로나 청각적으로 강조합니다.
- 비유와 이미지: 시인은 여러 비유를 사용하여 구체적인 이미지를 창출합니다. "배는 떠나고, 그 자리에 남은 것은 어린 시절의 웃음소리와 그리움"은 추억의 상징적 표현으로, 배와 웃음소리를 통해 그 당시의 순수하고 평화로운 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한 줄기의 바람"은 시간의 흐름과 기억의 잔재를 상징적으로 나타냅니다.
- 자연과 인간의 연관: 시에서의 자연(바람, 구름, 물결)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감정의 표출과 내면의 변화를 상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떠도는 구름"과 "차가운 바다"는 추억 속의 흐릿함과 변화된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자연의 변화와 인간 감정의 변화가 맞물려 표현됩니다.
3. 결론
"줄포로 가는 길"은 추억 속의 고향과 변화된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며, 과거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작품입니다. 공원의 골프 소리와 잃어버린 배를 대조함으로써 변화와 상실을 동시에 느끼게 하며, 반복적인 표현과 자연의 이미지를 통해 내면의 갈망과 그리움을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이 시는 시간의 흐름과 사라져버린 풍경에 대한 감성적이고 철학적인 성찰을 통해 독자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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