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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시평

떠나가는 너에게 - 규민

by 별인천강 2024.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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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지 말고 돌아보지 마

내게는 더 이상 붙잡을 용기도 없으니

네가 떠나는 그 길이 나의 끝이라 해도

울지 않을게, 그대여, 그만 두었으면 해

 

내 마음 속 깊이 묻어두었던 미안함

너를 아프게 한 내가, 그걸로 충분해

이젠 그 어떤 말도, 그 어떤 눈물도

너를 붙잡지 않으리, 아무것도

 

너는 자유롭게 떠날 수 있어,

나를 버려도 괜찮아,

그동안 너에게 나의 부족함을

참아 준 그 고통이 나를 벌써 바꾸었으니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건

너를 놓아주는 것뿐,

너의 아픔만큼 나도 아프겠지만

그 아픔 속에서 사랑을 배운다.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기에

그저 보내주는 것만이 내 마음의 전부

너의 행복을 바라는 그 마음이

내게 다가오는 모든 기쁨의 자리가 되리라

 

앞으로 올 나의 삶에서

너의 웃음이 내게 남을 수 있다면

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너를 놓아주며, 내 사랑을 고백하는 이 순간에도

 

너의 행복을 위하여,

내게 오는 모든 것들은 너의 몫

그대가 행복하기만을,

그것이 내 유일한 소망

 

 

[시평]

이 시는 이별의 순간을 통해 사랑과 아픔, 자유와 놓아주는 마음을 탐구하는 매우 감동적이고 심오한 작품입니다. 작자는 떠나는 이에게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고백하며, 그 사랑이 단지 함께하는 것이 아닌, 상대방이 자유롭게 떠날 수 있도록 놓아주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이 시는 사랑의 진정성과 아픔 속에서 성숙해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상대방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1. 이별의 진정성

이 시의 핵심은 '떠나가는 너에게'라는 제목처럼, 떠나는 사람에게 진심어린 이별을 고하는 것입니다. "떠나지 말고 돌아보지 마"라는 구절은 아쉬움과 애정의 감정을 담고 있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내게는 더 이상 붙잡을 용기도 없으니"라는 고백은 그 이별이 단순한 감정의 폭발이 아님을 알 수 있게 합니다. 이는 감정의 절제와 자기 인식을 통한 이별의 성숙을 보여주며, 작자는 이제 더 이상 상대방을 붙잡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음을 선언합니다.

2. 사랑의 고백: 말할 수 없는 마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기에 그저 보내주는 것만이 내 마음의 전부"라는 구절은 사랑의 표현을 넘어서, 사랑의 깊이를 이해하는 순간을 나타냅니다. 사랑은 단지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자유와 행복을 존중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임을 깨달은 것입니다. 작자는 더 이상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별이 단지 감정의 충동이 아니라, 깊은 배려와 이해에서 비롯된 것임을 분명히 합니다.

3. 자유와 고통 속의 성장

"그동안 너에게 나의 부족함을 참아 준 그 고통이 나를 벌써 바꾸었으니"라는 구절은 고통을 통해 얻은 성장을 나타냅니다. 이 구절은 이 시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이별과 고통을 통해 한 사람은 성숙해지고 변화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전에는 부족했던 자신을 고통과 상실의 과정을 통해 돌아보고 성장했음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고통 속에서 깨달음을 얻고, 그 깨달음이 새로운 인간 관계를 맺는 데 필요한 밑거름이 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4. 마지막 배려와 내적 평화

"너의 행복을 바라는 그 마음이 내게 다가오는 모든 기쁨의 자리가 되리라"는 구절은 사랑을 넘어서서, 상대방의 행복을 바라면서도 그 안에서 기쁨을 찾으려는 내적 평화의 실현을 보여줍니다. 작자는 자신의 고통과 아픔을 넘어서서, 상대방이 행복해지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그 속에서 자신도 행복을 찾으려는 마음가짐을 가집니다. 이 시는 이별을 고백하면서도 그 이별이 더 이상 고통이 아닌, 사랑과 배려의 일환으로 묘사됩니다.

5. 결국, '놓아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

이 시의 끝부분에서 "너를 놓아주며, 내 사랑을 고백하는 이 순간에도"라는 표현은 이 시의 중심적인 테마를 잘 나타냅니다. 진정한 사랑이란 서로를 억지로 붙잡지 않고, 상대방이 떠날 수 있도록 놓아주는 것이라는 철학적 고백입니다. 이 시의 모든 부분은 결국 이 '놓아주는' 행위로 귀결되며, 이는 사랑의 최종적이고도 가장 성숙한 표현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6. 기쁨과 슬픔의 교차점

"앞으로 올 나의 삶에서 너의 웃음이 내게 남을 수 있다면 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는 구절은, 이 시의 끝에서 나타나는 기쁨과 슬픔의 조화를 표현합니다. 작자는 비록 이별을 겪었지만, 그 이별을 통해 얻은 추억과 상대방의 웃음이 자신의 삶에서 여전히 큰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 구절은 "놓아주는 것"을 통해 오히려 더 큰 평화와 기쁨을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7. 결론: 사랑의 본질과 이별의 철학

이 시는 사랑과 이별의 본질을 탐구하면서, 그 과정에서 성숙해지고 변화하는 마음을 표현합니다. '떠나가는 너에게'는 단순한 이별의 고백이 아니라, 사랑의 깊은 의미와 그 안에서 자신을 돌아보며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사랑이란 상대방을 위해 그를 놓아주는 것이며, 그 속에서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찾으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결국 이 시는 아픔과 고통을 넘어, 사랑과 배려를 통해 이루어지는 성숙과 평화로운 이별의 순간을 그린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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