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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시평

겨울의 바람 - 규민

by 별인천강 2024.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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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바람이 거울 속 얼굴을 스친다,

주름마다 새겨진 세월의 무게가

허공에 날리는 낙엽처럼 가벼워질 때

돌아보면 많은 걸 가졌으나

손에 남은 것은 눈송이처럼 녹아내렸다.

사랑

열정의 조각들이

이제는 내 안의 고요로 바뀌었다

눈 덮인 길 위에

내 발자국이 이어지고 바람은 묻는다.

어디로 가고 있는가 어딘가

묵묵히 걸으니 아무 대답도

허공에 맴도는 물음들만

겨울의 하늘엔 별빛이 흐르네

밤하늘에 빛나는 용기와 조금의 한숨

시간의 리듬에 몸을 맡기고

가슴 속 깊이 새겨진 추억만

이제와 보니 모든 것이 흐릿해지고

희미하게 남아있네 길 위의 흔적들

한 결의 바람 지나가듯이

사라지는 모든 순간에

겨울의 끝에서 난 무슨 답을 찾을까!

수많은 순간을 생각하고

어둠 속에서 느릿느릿이

나의 길을 밝혀 줄 별을 찾네   

 

 

 

[시평]

이 시는 겨울의 차가운 풍경 속에서 내면의 성찰과 삶의 무게를 느끼며, 과거와 현재의 간극을 메우려는 사색의 여정을 그립니다. 시인은 겨울의 바람을 매개체로 삼아 세월의 흐름과 자아의 변화를 탐구하며, 내적 고요와 외적 허무의 공존을 표현합니다. 이를 통해 인생의 끝자락에서의 물음과 내면의 진실을 찾으려는 발걸음을 담고 있습니다.

1. 겨울의 바람과 시간의 흐름

시의 처음에서, 겨울의 바람이 거울 속 얼굴을 스친다는 표현은 시간의 흐름을 암시합니다. 얼굴의 주름이 세월을 나타내듯, 인간의 삶에 쌓인 경험과 기억이 외면으로 드러나는 과정을 그립니다. 주름 하나하나가 시간의 무게를 지니며, 그것이 허공에 날리는 낙엽처럼 가벼워질 때, 삶의 무상함과 함께 순간의 가벼움을 느끼게 합니다. 이는 우리가 소유한 것들이 결국은 시간이 지나면 녹아내리는 눈송이처럼 사라져 간다는 사실을 일깨웁니다.

2. 상실과 고요, 변화의 순간

이어지는 구절에서, 사랑, 꿈, 열정의 조각들이 고요로 바뀌었다는 부분은 내면의 변화를 강조합니다. 시인은 과거에 비해 지금 자신의 마음속에 남은 것은 고요함뿐이라고 표현합니다. 이 고요는 내적 평화의 상징일 수도 있고, 동시에 과거의 열정이 지나간 뒤의 허탈감을 나타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변화의 과정에서 시인은 눈 덮인 길 위에 발자국을 남기며, 지나간 시간의 흔적을 발자국으로 남겨놓습니다. 이는 그가 불확실한 삶의 여정을 살아가며, 모든 순간을 뒤돌아보지 않고 묵묵히 걸어가는 과정을 나타냅니다.

3. 질문과 답, 허공에 맴도는 물음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물음은 시인이 자신의 존재와 방향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그러나 아무런 대답도 없으며, 그저 허공에 맴도는 물음들만이 존재합니다. 이 부분은 인생의 궁극적인 물음을 던지는 동시에, 그 답을 찾지 못하는 고뇌와 갈등을 드러냅니다. 시인은 길을 걷는 동안 대답을 찾을 수 없음을 인지하면서도, 그 물음에 대한 해답을 계속해서 찾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보입니다.

4. 별빛과 용기, 과거의 추억

겨울의 하늘에 흐르는 별빛은 시인이 겪어온 시간의 흐름 속에서 느낀 용기와 한숨을 나타냅니다. 별빛은 어두운 밤을 밝혀주는 빛처럼, 과거의 추억과 경험을 상징하며, 그 속에 숨겨진 의미와 가치를 되새깁니다. 시간의 리듬에 몸을 맡기고라는 표현은 시인이 과거를 돌아보면서도, 현재를 살아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나타냅니다. 결국 그는 추억만을 가슴 깊이 새겨 두고, 모든 것이 흐릿해진 후에도 그 추억이 길 위의 흔적들처럼 남게 됩니다.

5. 삶의 무상함과 자기 성찰

시인은 길 위의 흔적들을 한 결의 바람 지나가듯 사라진다고 말하며, 인생의 덧없음과 무상함을 암시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겨울의 끝에서 무엇을 찾을 것인지 묻습니다. 수많은 순간을 되돌아보며 그가 찾고자 하는 것은 결국 어둠 속에서 길을 밝혀줄 별입니다. 이 별은 내적 평화와 삶의 방향을 의미하며, 시인은 그 별을 찾기 위해 계속해서 묵묵히 걸어가며 자신을 성찰하고 있습니다.

6. 결론: 무상함 속에서 찾는 삶의 의미

이 시는 겨울의 고요하고 차가운 풍경을 통해 삶의 의미와 방향을 찾으려는 여정을 그립니다. 기억, 추억, 질문과 고요 속에서, 시인은 내면의 목소리와 마음의 평화를 찾으려는 의지를 보입니다. 결국 이 시는 인생의 무상함을 인식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길을 찾는 과정을 그린 깊은 사색과 성찰의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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